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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통대입시] 2022학년도 한국외대 통번역대학원 최종합격자 진O 작성일 2021-11-25
    글쓴이 진O 조회수 954

     

    안녕하세요 2022학년도 한국외대 통번역대학원 한중과에 합격한 진솔입니다. 수험생 기간 동안 막막한 마음이 들 때면 선배님들의 합격수기를 읽고 의지를 다졌던 만큼 직접 합격수기를 쓰려니 저도 모르게 책임감이 차오르네요.

    저는 학창 시절 7년 정도를 중국에서 보낸 해외파로 작년 1차 모집에서 탈락한 뒤 휴식기를 갖다가 2021 4월부터 한민화 선생님과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재수를 시작하고부터 가벼운 아르바이트를 병행했는데 나름 수험 생활의 활력소가 되었는지 올해는 작년보다 큰 슬럼프 없이 꾸준하게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오히려 남들보다 시간이 부족하다는 생각에 이동시간에 쉐도잉을 하거나 요약/에세이 크리틱을 하고, 개인 공부시간에는 집중을 위해 공부asmr(몽상욕조♡)을 틀어두기도 하는 등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려고 노력한 것 같아요. 어느 정도 베이스가 있는 재수생이라면 일을 병행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시역연습

    아무래도 일을 평일에 하다 보니 중한/한중 시역을 같은 비중으로 스터디 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저는 한중은 현상 유지할 수 있을 정도로 챙기면서 중한시역에 집중했습니다.

    중한자료는 수업이 끝나면 파트너와 함께 시역하면서 표현을 꼼꼼히 정리한 뒤, 일할 때 패드를 한켠에 세워두고 복화술(?)하듯 시역했습니다. 이때 여유가 되면 단어정리도 함께 했습니다. 스터디는 메인 파트너였던 설매언니와 가장 많은 비중을 두고 시역 스터디를 했는데, 저를 행주 마냥 쥐어짜준(ㅋㅋ) 언니 덕분에 다양한 표현을 사용할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날이 갈수록 크리틱 할 부분이 없을 정도로 알맞은 표현을 사용하는 언니를 보고 제가 더 신나 했던 기억이 납니다. 또 서로 다른 표현방식을 공유하고 같이 고민했던 한국인 파트너 승리언니와 수민이, 가끔 제가 놀랄 정도로 좋은 표현을 사용하고 또 적절한 표현을 알려주고 싶어 고민하게 해준 원어민 파트너 수까지 모두 좋은 파트너들 덕분에 즐겁게 스터디 할 수 있었습니다.

    한중의 경우 스터디는 시역은 주 2회 정도, 한중 메모리도 8월까지는 주1회 정도 연습했습니다. 한중의 바이블과 같은 모쌤자료는 물론이고 원어민 강사님들의 다채로운 자료, 그리고 민트책, 보라책까지 한중자료는 부족한 적이 없었습니다. 또 스터디는 항상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는 표현을 사용하는 민옥언니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같이 문장구조를 이리 저리 바꾸어서 말해 보기도 하고 또 시역할 때 접한 단어를 공유 문서에 정리한 뒤 자기 전에 암기 스터디를 했습니다.

    시역은 다양한 자료를 접해보고 단어에 익숙해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분야를 다뤄볼수록 자료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지는 것 같아요. 어떤 자료를 받아도 당황하지 않는 순발력을 위해서 자료는 편식하지 말고 여러 분야에 걸쳐 공부해 보시길 추천합니다.

     

    단어정리

    단어정리는 제가 가장 스트레스 받지 않고 즐겁게 한 일인 것 같습니다. 아무것도 하기 싫을 때는 그냥 책상에 앉아서 스터디 중 표시해 둔 단어를 옮겨 적었고 그렇게 앞뒤로 다 채워진 종이를 보면 뿌듯한 마음에 기분이 한결 나아지곤 했습니다.

     

     

     

    학원에 다니기 시작한 4월부터 낱장으로 단어를 정리하고 사진처럼 접어서 두세 장씩 챙겨 다녔습니다. 모든 단어는 한중 방향으로 암기하였고, 외우고 싶은 문장 표현들은 파란색으로 함께 적어서 익혔습니다. 정리한 단어는 대부분 1~2분 길이로 녹음하여 들으면서 외웠는데 우선 일정한 속도로 녹음을 한 뒤 한국어가 들리면 바로 이어 나오는 중국어 단어를 동시에 뱉는 식으로 암기를 했습니다. 

     

     

     

     

    개념적인 용어들은 나름의 분류 방식으로 노트 한 권에 정리했습니다. 따로 인덱스는 하지 않고 매번 이 친구는 어디에다 적어볼까 하면서 그간 적었던 용어도 다시 읽어보곤 했습니다. 시험날 챙겨갈 핵심노트를 만든다는 생각으로 나름 즐겁게 정리한 노트입니다. 이 노트에 정리한 개념은 절대 잊지 말자 다짐했는데 딱히 그렇지는 못했습니다^^;; 사실 민화쌤이 자료에 이미 개념 설명을 다 해두셨기 때문에 별로 힘들 것도 없었고, 그냥 에세이나 면접에 활용하기 위해 모아둔 취합 노트라고 보면 될 것 같아요ㅎㅎ 

     

     

     

    9월부터는 요약/에세이 스터디를 늘리면서 수기로 단어를 정리할 시간이 부족해졌습니다. 그래서 수업시간 틈틈이 타이핑으로 단어를 정리했습니다. 집에서 온라인으로 수업을 듣다 보니 가능했던 부분입니다 :) 이때부터는 이전 자료를 복습하면서 제가 써먹을 수 있을 법한 표현이나 아주 기본적이라서 꼭 알아야 할 단어만 다시 한번 정리했습니다. 그리고 정리한 단어는 파트너에게 공유해서 잠들기 전 함께 암기했습니다. 저는 뭐든 제 손으로 직접 정리를 해야 더 잘 외워지는 편이라 선생님이 주신 란피슈 중 관용어 파트도 타이핑해서 pdf로 저장한 뒤 암기했습니다.

    단어정리는 선생님도 항상 강조하시는 것처럼 꾸준히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시역이 생각만큼 잘 안 나온다, 요약/에세이가 잘 안 써지는데? 싶었던 날을 돌아보면 단어 공부에 소홀했던 때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자료정리

     

     

    단어정리가 끝나면 해당 자료를 프린트로 뽑아 랑두하며 외우고 싶은 텍스트를 표시한 뒤 사진과 같은 방식으로 분류해서 대충 방에 늘어 두었습니다. 정리라고 하기엔 형편없었지만 필요할 때 꺼내보기는 편했던 것 같아요:) 물론 모든 자료를 하지는 않았습니다. 자료 양이 방대하다 보니 선생님이 수업시간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셨거나 에세이에 참고할 만한 자료 위주로 정리하는 게 정신건강에도 좋을듯합니다^^;

    *면접 전 날 여기서 필요할 것 같은 자료를 슉슉 뽑아서 다음날 챙겨갔습니다. 물론 챙기다 보니 한 짐 가득이어서 다 보지 못했지만, 그날 가져간 자료에서 대부분의 면접 주제가 나왔더라구요. 민화쌤 자료 적중률은 정말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수업 시간에 모든 분야를 망라하다 보니 그렇지 않나 싶어요 ㅋㅋ

     

    요약/에세이

    저는 전년도 1차 시험에서 탈락하면서 1차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있는 상태였습니다. 그래서인지 문장을 쓸 때 고민이 늘어 9월까지는 작성시간문제로 고생했습니다. 다행히 경험상 계속 쓰다 보면 시간은 단축된다는 걸 알고 있어서 크게 스트레스를 받지는 않았어요. 단지 또 떨어지면 어떡하지 하는 마음에 에세이 내용에 많이 집착했습니다. 무조건 안정적인 합격권에 나올 에세이를 써야겠다는 생각에 정말 많은 준비를 했습니다. 그래서인지 당일 시험장에서 어떤 주제가 나와도 잘 쓸 자신이 있었고, 펜을 내려 놓는 순간 일말의 후회도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요약은 무난하게 나오는 편이라 매주 꾸준히 연습만 했습니다/3~4)

     


    처음 공자에서 에세이 코멘트를 받았던 날 너무 감동해서 선생님한테 소소하게 주접을 떨던 제 모습이 떠오르네요. 정말 꼼꼼하게 봐주시고 가려웠던 부분을 잘 긁어주신 덕분에 에세이 방향을 다시 잡을 수 있었습니다. 민화쌤에게 코멘트 받을 수 있는 기회 놓치지 말고 모두 다 챙기시길 바랍니다. (민화쌤은 에세이계의 셰르파세요..)




    더 많이 써보신 분들도 있겠지만, 참고로 저는 초시 때 80여 편, 올해 60여 편 정도의 에세이를 썼습니다. 그중 위에 첨부한 디지털세처럼 개념 정립이 필요하거나 이해관계가 복잡한 주제들은 다양한 한국어 기사를 찾아보고 나름대로 흐름을 정리해 두었어요. 어림짐작으로 전년도 시험에서 떨어진 게 원격의료 찬성 주장에 대한 준비가 부족했던 탓은 아닐까 싶어 모든 분야를 찬성과 반대로 작성할 수 있도록 준비했습니다.

    에세이의 경우 평소에 많은 컨텐츠를 접하는 게 중요합니다. 지난 몇 달간 뇌구조가 모두 에세이를 위주로 돌아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접하게 된 모든 컨텐츠나 지식을 에세이와 연관 지어 생각하고 항상 포스트잇을 챙기며 틈틈이 메모하는 습관을 들였습니다. 뉴스나 다큐, 지식컨텐츠를 접할 때 말고도 쉬는 시간에 드라마나 예능 프로, 심지어 유튜브 중간광고가 나올 때조차 항상 에세이 소스를 잡아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있었습니다.

    스터디는 5개 정도였는데 그중 두 개는 다른 스터디에서 미루고 쓰지 못한 채 지나간 주제를 완성하기 위한 보충 스터디였다고 보면 될 것 같아요ㅎㅎ 막바지에는 강제로라도 쓰기 위해 벌금을 걸거나, 파트너와 밤 늦게 구글밋을 켜둔 채 시간 내에 에세이 쓰기 챌린지를 하기도 했습니다.

     


    1차를 2주 정도 앞두고부터는 그동안 썼던 에세이의 개요를 엑셀 파일에 정리했습니다. 작년에도 했던 작업이긴 한데 그때는 시험을 하루 앞두고 벼락치기 하듯 만들어서 시험장에 가지고 갔다면, 올해는 좀 더 여유롭게 준비하고 싶어서 미리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번에는 혼자가 아닌 파트너와 함께 하면서 더 완벽한 자료를 만들게 된 것 같아요.

    파트너와 동네 카페 붙박이가 되어 역대 에세이 기출 지문을 분석하고 또 의견을 주고받으면서 각자 에세이 개요를 한 파일에 정리했습니다. 비슷한 듯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어서 사고를 확장하는데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에세이 벼락치기를 함께해 준 승리언니에게 감사합니닷ㅎㅎ 혹시 에세이가 잘 풀리지 않는다면 파트너와 계속해서 대화를 나누며 방향을 잡는 것도 추천합니다 :)

    추가로 참고란에는 연관 단어를 적어 두거나 선생님이 모의고사 때 코멘트로 남겨주신 내용을 옮겨 두었습니다. 선생님이 수기로 써주신 참고내용들은 그냥 지나치지 말고 꼭 따로 정리를 해두세요. 해당 주제가 아니더라도 돌려막기처럼 사용할 만한 소스가 많이 있습니다!

    면접연습

    면접수업은 한민화 선생님과 배재인 선생님 수업을 모두 들었습니다. 제가 면접이 빨리 끝나는 편이라 남은 시간은 민화쌤과 이야기를 나누고는 했는데 불안한 제 마음을 알아주시고 응원과 조언을 아끼지 않던 선생님께 항상 감사했습니다. 민화쌤이 면접관의 시선에서 보이는 문제점들을 빠르게 캐치해 주셨다면, 마지막 달에 듣게 된 수업에서 재인쌤은 수험생의 입장에서 당황스러운 순간을 잘 넘어갈 수 있는 팁을 알려주셨습니다. 또 민화쌤이 편해져서 언젠가부터 긴장을 덜 하게 됐는데(?) 다시 긴장감 있는 분위기에서 면접을 해보게 된 것 같습니다.

    면접스터디는 9월부터 주 1회 정도만 참여했습니다. 1차 준비에 집중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 또 함께한 조원들이 모두 열정적으로 크리틱을 해준 덕분에 면접스터디가 부족하다거나 따로 하나 더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습니다. 목소리를 키우면 좋겠다는 피드백을 받고 개인적으로는 발성 연습을 병행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글에서 함께’ ‘같이라는 말이 계속 반복되네요. 통번역 공부의 핵심은 스터디라고 생각합니다. 2년 동안 같은 목표를 가지고 공부하는 많은 좋은 분들과 함께 공부한 덕분에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작년 1차를 탈락했을 때는 속상하고 서러운 마음이었지만, 지나고 보니 재수하기를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지난 2년 간 후회없이 재미있게 공부했고, 특히 올 한 해 한민화 선생님과 공부하면서 이 공부에 대한 확신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수업시간에 선생님이 종종 얘들아, 너무 재미있지 않니?”라는 말을 하셨는데 그때마다 질색(?)하는 시늉을 했지만 사실 이 공부가 재미있어서 버틴다는 생각은 늘 하고 있었습니다. 선생님 말씀대로 이렇게 힘든 수험생활을 이겨낼 수 있었던 건 즐거움 덕분입니다. 여러분 모두 치열함 속에서 즐거움을 놓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제가 수험생활을 잘 마칠 수 있도록 이끌어주신 한민화 선생님, 모동지 선생님 그리고 소봉쌤, 정남쌤, 역선쌤, 재인쌤, 민형쌤께 감사드립니다. 글이 길어져 일일이 언급할 수는 없지만 힘든 시간에도 서로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고받으며 공부한 모든 친구들에게도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끝으로 제가 공유한 경험이 다음 수험생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