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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통대입시] 2024학년도 이화여대 통번역대학원 최종합격자 엄OO 작성일 2024-01-30
    글쓴이 엄OO 조회수 158

     

     

    안녕하세요, 2024학년도 이화여대 통번역대학원 한중 통역과에 합격한 엄은주입니다. 저는 초중고, 대학까지 모두 중국에서 졸업한 중국인이고, 바이링구얼입니다. 학부 때 한국어를 전공했고 선배가 추천해 준 수행 통역을 맡게 되면서 통역사라는 꿈을 꾸게 되었어요. 저는 아버지가 중국어, 어머니가 한국어를 하신 덕분에 평소에 두 가지 언어 모두 편하게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1. 입시 준비기간:

     

    2023.03 – 2023.11

     

    입시 준비 기간 동안 저는 스파르타반, 한중 프리미엄반, 세미면접반, 면접특강 등을 수강했고 모든 수업이 제겐 값진 시간이었어요! 저는 3-8월까지 외대만 준비했고 9월 초, 개인적인 사정으로 부득이하게 이대와 중대만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한가지 목표만 보고 달려왔던 시간들이 다 무의미해지는 순간이었고 정말 힘들었지만 민화쌤 덕분에 다시 마음 다잡고 이대 시험을 준비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이대 시험은 9월 말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했고 한 달 동안 메모리만 했습니다. 외대 요약을 준비할 때도 메모리가 부족한 걸 알고 있었기 떄문에  노트테이킹 할 때 최대한 모든 정보를 적으려고 노력했고 글을 꾹꾹 눌러쓰는 버릇이 있어 요약 모의고사를 볼 때마다 손목도 아프고 멘탈도 너덜너덜해졌었는데 이런 제가 메모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더 막막했던 것 같아요. 시역, 랑두, 통뻬이, 쉐도잉 등 공부 방법은 합격생분들이 다양하게 설명해 주셔서 저는 저와 비슷한 배경을 가진 분들에게 줄 수 있는 꿀팁을 공유해드려고 합니다. 제 합격 수기를 읽으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2. 단어암기

     

    단어는 정리하는 것보다 외워서 내 것으로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처음부터 단어를 예쁜 노트에 깔끔하게 정리하지 않았고 1초 만에 바로 나오는 단어는 찢어서 버릴 수 있게 쉽게 찢어지는(?)’ 노트에 정리했습니다. 쉬운 단어라도 생각이 안 날 때가 있어서 따로 타이핑도 했습니다. 수기로 작성한 단어장을 다시 노트북에 옮길 때는 무작정 타이핑하지 않고 한>중이면 노트의 한국어 부분을 가리고 중국어로 타이핑하면서 한번 외워보고, 이미 타이핑한 중국어를 보면서 한국어로 다시 정리해 봤습니다.

     

    두 가지 언어에 다 익숙하신 분들이라면 단어를 정리하고 외울 때 양쪽 방향으로 다 꼼꼼하게 정리하고 외워야 해요. 그 이유는 이미 머릿속에 두 가지 언어로 된 단어와 표현들이 가득 차 있기 때문에 머릿속에 마구마구 떠다니는 단어들을 노트에 정리하는 절차가 필요하며 그걸 다시 체계적으로 머릿속에 집어넣는 게(기억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양쪽 언어를 하다 보니 무언가를 한가지 언어로만 들어도 이해가 바로 되기 때문에 다른 언어로 기억하지 않는 경우가 있어요. 그러다보니 정말 쉬운 단어인데도 다른 언어로 모르거나 스치기만 했던 단어는 생각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렇게 구멍 난 부분을 단어 암기를 통해 수시로 메워줘야 해요.

     

    예를 들면 熨斗라는 단어는 정말 자주 사용하는 단어지만 한국어-‘다리미로만 접해봤고 ‘熨斗’라고 직접 말한 적이 없다면, 熨斗라는 중국어 표현도 알고 다리미가 무엇인지 알고 있다고 해도 입밖으로 나오지 않습니다. 1:1로 대응되는 단어라 시역할 때 다른 단어로 바꿀 수도 없어요. 이럴 때면 쉬운 단어도 모르는 내가 한심하거나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고 단어 하나 때문에 시역을 망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이런 불상사를 막으려면 꾸준히 단어를 암기하는 걸 추천드려요.

     

     

     

     

    3. 메모리:

    메모리를 하는 방법은 다양해요, 머릿속으로 나무를 그려가며 핵심 키워드를 기억하고 부차적인 키워드를 함께 기억하는 방법, 손가락을 접어가며 손가락에 해당하는 키워드를 기억하는 방법, 손으로 책상에 단어를 써가며 기억하는 방법, 그리고 무작정 기억하는 방법. 정말 다양한 방법으로 어떻게든 기억하려고 애써봤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저한테 제일 맞는 방법을 찾았어요. 듣고 있는 내용이 책에 적힌 글이라고 생각하면서 듣는 거예요. 책을 읽을 때면 인상깊었던 단어 또는 내용은 몇 번째 줄에 있었는지 기억나는 경우가 있는데, 저는 그런 기억력을 활용했습니다. 오디오를 들으면서 들리는 내용을 책에 적힌 글처럼 머릿속에 그리고 그 페이지의 내용을 통째로 기억한다고 생각하면서 메모리 하는 거예요, 발화할 때는 난 지금 책을 보면서 시역하고 있어라고 생각하면서 기억을 떠올리면 돼요. 모든 분들에게 적용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저한테는 정말 효과적인 방법이었습니다!

     

    이대를 준비하시는 분들은 이대 메모리 수업과 면접 특강도 추천 드려요! 스터디 파트너와 메모리할 때면 편한 마음가짐으로 임하게 되는데 면접 특강을 듣다보면 실제로 면접보고 있다는 생각에 더 떨리고 시선처리, 제스처, 자세, 표정 등 디테일한 것 까지도 모두 신경쓰게 됩니다. 이런 부분도 모두 지적해주시고 면접에 영향줄 수 있는 작은 습관까지도 직접 잡아주셔서 실제로 면접 볼 때 도움이 많이 됐던 것 같습니다.




     

    4. 이대 면접 후기

    한중 메모리 시험 당일, 첫날이라 그런지 대기 중에 너무 떨려서 화장실을 두 번이나 갔던 것 같아요, 혼자 쉐도잉도 했었는데 어떤 내용이었는지는 사실 기억이 잘 안납니다ㅎㅎㅎ 면접장에 들어가서 자리에 착석하면 수험 번호와 이름을 말하라고 하셨는데, 제 목소리가 너무 떨렸는지 앞에 계신 교수님 세분 모두 미소 지으면서 저를 바라보셨고 덕분에 조금은 긴장이 풀렸던 것 같아요.

     

    저는 한중, 중한 모두 들은 내용을 잘 기억만 하면 발화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해 최대한 오디오를 열심히 듣고 기억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들으면서 어떻게 발화할지, 그리고 단어와 표현법도 고민하지 않았어요. 교수님과 눈을 마주치면 다 잊어버릴 것 같아 발화 중에 아이컨택도 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면접장에 들어간 후, 그리고 메모리가 끝난 후 인사는 최대한 큰 목소리로 했습니다. 중한 메모리는 누락이 많았지만 최대한 자신감 있게, 기억이 나지 않는 부분은 과감히 넘어갔습니다.

     

    면접이 끝나고나니 후련하기보단 너무 허무했어요. 그동안 쌓아온 노력들이 1분 만에 다 끝나버린 기분이었거든요. 괜한 아쉬움에 스터디 파트너와 다 날아가 버린 기억을 더듬으면서 밥 먹는 내내 그 얘기만 했던 것 같아요. 면접장에 들어갈 때는 1분 동안 모든 걸 다 보여주고 나오겠다는 마인드로 임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통번역 공부는 정답이 없는 것 같아요. 1초 만에 뱉을 수 없는 단어는 무조건 반복해서 외우고 시역은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하면서 감을 잃지 않는 게 중요해요. 공부를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할 땐 단어부터 외우시는 걸 추천드려요. 반복해서 봐도 처음 보는 단어처럼 느껴지는 단어는 내가 그 분야에 익숙하지 않다는 걸 의미하기 때문에 단어를 외우다 보면 내가 어떤 분야에 취약한지 알게 되고 자연스럽게 그 분야와 관련된 글을 읽고 또 시역을 하게 돼요. 그리고 저는 공부하기 싫을 때마다 합격수기를 정독했습니다, 모든 합격생 분들이 겪은 시행착오와 수많은 노력이 깃든 글인 것 같아요.

     

    민화쌤이 말씀하신 것처럼 통번역 입시 준비는 출발선이 모두 다른 게임입니다. 그러니 너무 조급해하지 말고 바람에 흔들리지도 않으면서 자신만의 페이스를 유지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힘들거나 불안할 땐 민화쌤이 흔들리지 않도록 꽉 잡아주는 역할을 해주실 거예요. 저도 덕분에 더 가벼운 마음으로, 오로지 입시 준비에만 몰두할 수 있었습니다. 정신적으로 큰 힘이 되어주고 실제로도 많이 의지했던 민화쌤에게 너무너무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어요! 그리고 다양한 수업으로 늘 새로운 걸 얻게 해주신 모동지 쌤, 택청 쌤, 명월 쌤도 너무 감사합니다혼자였다면 버거웠을 긴 여정을 함께 해주신 스터디 파트너에게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