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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통대입시] 2024학년도 이화여대 통번역대학원 최종합격자 조OO 작성일 2023-11-28
    글쓴이 조OO 조회수 179

     

    2020 2월~2023년 11월(공백기간빼고 총3년) 드디어 마침표를 찍습니다매년 공부자극 혹은 슬럼프를 극복하고자 휴대폰 메모장에 합격수기를 열 번도 더 쓴 것 같은데 드디어 합격생의 자격으로 합격수기를 쓸 수 있게 되어 상당히 기쁩니다. 저는 MBTI가 ENTJ라서 N답게 상상을 많이 하다 보니 합격수기 쓰는 상상을 적어도 백 번은 넘게 했는데 이제 그 상상을 현실로 써 내려가 보겠습니다. 

     

     

    1.   배경

    저는 어머니가 대만분이시고, 아버지가 한국분이셔서 중국어는 자연스럽게 접해왔습니다. 중학교때까지 학기중에는 한국에 있고 방학에는 대만에 있었기 때문에기간으로 계산하면 8개월은 한국, 4개월은 대만 외갓집에 놀러갔습니다. 따라서 중국어와 한국어를 둘 다 골고루 할 수 있는 환경에 있었고, 이는 자연스레 중국대학 진학까지 순조롭게 이루어졌습니다. 

    그러나 입시를 해본 경험이 있다면 누구나 공감하듯 통번역대학원은 언어만 잘한다고 절대 합격이 쉽게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이 사실을 알지 못했던 상황에서 사촌언니의 권유로 통번역 입시를 시작하게 되었고처음 공자학원에서 청강을 하던 날 제가 깨달은 건내가 지금 가진 유일한 무기는 발음밖에 없구나.하는 현타가 상당히 심하게 왔습니다. 나름 중국어를 오래했는데 발음밖에 내세울 것이 없다는 게 저한테는 인생을 헛살았나라는 생각을 하게끔 만들었으니까요. 

    다행히도 공자에서의 수업은 저의 막막함을 조금씩 해소해주었고, 시간이 흘러 어느새 이화여대 통번역대학원 장학생이라는 성과까지 얻을 수 있게 되었으니, 여러분도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가면서 노력하시면 분명히 원하는 값진 결과를 얻으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2.   공부방법

    이대 공부방법은 크게 메모리스팬(기억력), 듣기, 말하기 이렇게 3개로 나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선 공부의 순서를 본다면 저는 듣기말하기메모리 ]로 했습니다. 이건 시행착오를 겪고나서 생긴 최종순서입니다. 듣기를 할 줄 알아야 내용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이대를 준비한다고 무작정 메모리스팬부터 연습하는건 마치 밑빠진 독에 물붓는것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듣기가 가능하게 되었을 때 메모리스팬을 연습하셔도 시간은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메모리 연습을 9월부터 시작했고, 그전에는 기본기를 탄탄히 다졌습니다. 

     

     

    여기서 잠깐! 우선 가장 먼저해야 할 공부가 있습니다. 그건 바로 단어 입니다.

    단어

    아는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습니다. 단어도 아는만큼 들리게 되어있습니다. 저는 단어를 몰라서 시험망치는 불상사를 막기위해 파란 단어장을 36회독(매년12회독) 이상은 했습니다. 한민화선생님이 “0.1초만에 단어가 나와야 진짜 너꺼야라고 하셔서 스터디를 할 때도 1~2분으로 타이머 설정하고 시간내에 최대한 빨리 말했습니다. 나중에는 머리에서 생각하고 말하는게 아니라 말하고나서 머리에서 인지하는 그런 반사신경을 경험하게 됩니다. 분홍색 단어장의 경우 고급진 한국어표현이 많아서 중한 순서로 외웠습니다. 

     

     

     

    듣기

    [뉴스]

    저는 평소에 어머니와 중국어로 대화를 하기 때문에 시사대화보다 일상대화에 귀가 트여있었고 입시를 위한 듣기는 많이 취약했습니다. 이를 보완하기위해 저는 뉴스를 최대한 들었습니다. 공부는 재미있게 해야하기 때문에 CCTV처럼 정적인 방송보다는 다양한 구성으로 편성된 뉴스를 봤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채널은 유투브에 台湾新闻이라고 검색하면 EBC东森LIVE 채널을 항상 시간만 나면 들었습니다. 때마침 내년 1월에 대선이 있어서 정치인들 싸움구경도 재밌었습니다. 그리고 대만뉴스는 뉴스만 나오는게 아니라 음식소개도 중간마다 나와서 지루하지 않게 잘 편성을 합니다. 또 다른 장점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등 국제이슈를 한국이랑 비슷한 속도로 업데이트하기 때문에 아침에는 한국뉴스 점심에는 대만뉴스를 보고 자연스레 중국어표현을 익힐 수 있었습니다. 시사공부에는 得到头条도 추천합니다. 得到头条는 흥미로운 주제를 잘 선정해서 배경지식을 쌓은데 도움이 되고, 북방발음을 귀에 익히려고 들었습니다. 

    [쉐도잉]

    主播说联播로 했습니다. 아무리 길어도 3분을 넘기지 않기 때문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않아도 되는점이 좋았고, 선생님이 선정하신 자료로 연습하기 때문에 중요한 내용을 반복해서 연습하는 것도 좋았습니다. 그리고 아나운서의 정확한 발음을 연습할 수 있는 것 역시 큰 장점입니다. 쉐도잉은 듣기 속도를 잘 따라가야 유창하게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저는 듣기 공부의 일환으로 쉐도잉을 많이 했습니다. 

     

     

    말하기 

    [통문장]

    통문장과 단어를 통해 속도와 수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습니다. 통문장은 자주 쓸 수 있는 단락을 골라 일주일 내내 외우고 반사적으로 입에서 나올 정도가 되면 단어만 바꿔가며 외운 통문장을 그대로 썼습니다. 그렇게 통문장을 많이 외우다 보니 속도는 자연스럽게 빨라지게 되었고 나중에는 선생님이 조금만 천천히 하라고 주문하시는 정도까지 됐습니다. 

    [단어]

    단어는 띵뚠을 없애기 위해 접속사, 형용사를 최대한 다양하게 많이 구사하기 위함으로 했습니다. 저는 메모리를 할 때 띵뚠이 위험한 놈이라고 생각합니다. 청자의 집중력이 100이였다가 띵뚠 하나로 확 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최대한 청자의 집중력을 유지시키기 위해 띵뚠없이 속도를 빨리 발화하는 연습을 했습니다. 실제 시험에서도 체감상 발화하는데 1분이 안된걸로 기억합니다. 

     

     

    메모리스팬(기억력)

    [외우는방법]

    기억의 궁전, 무작정 외우기, 손가락 접기 등등 저도 다 시도해본 방법입니다. 그리고 각자 장단점이 있습니다. 여러시도 끝에 저에게 맞는 방법은 앉은자세에서 손가락으로 다리에 글을 써가면서 메모리를 하는 것입니다. 쉽게말해 다리는 테이킹용지, 손은 펜이라고 생각하고 테이킹을 하는 것입니다. 실제로 시험장에서 이렇게 했고 기억이 잘나서 손으로 테이킹한 내용은 다 말했습니다. 숫자는 키보드자판을 떠올리며 손으로 누르면 외워졌습니다.

    [용량늘리는방법]

    처음에 한국어 2문장조차 못 외우던 제가 나중에 A4용지 1장 반을 외웠을 때, 뇌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많이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제가 사용한 방법은 1줄씩 분량을 늘리는게 아니라, 기승전결이 명확한 문장의 분량을 늘리면서 외웠습니다. 처음에 메모리가 서툴러서 기승전결과 상관없이 분량이 적은것부터 시작했는데이렇게 외우면 오히려 이해가 안돼서 억지로 외워야하는 괴로움이 따르게 됩니다. 따라서 오히려 분량이 길어도 기승전결이 명확하면 이해하면서 머릿속에 그림이 그려지기 때문에 외우기가 한 층 더 수월해집니다. 이 방법을 바탕으로 분량을 점차 늘렸고 시험 2주전부터는 이대지문보다 2~3줄정도 더 많은 분량으로 외우면서 정확도를 높이는 연습을 했습니다. 

    [메모리연습순서]

    저는 메모리를 처음부터 한중중한메모리를 연습하지 않고 한한메모리부터 하면서 자신감을 끌어올렸습니다. 처음에 한중, 중한부터 하니까 너무 못해서 무조건 알아들을 수 있고 말할 수 있는 한한메모리부터 하면서 제 자신감 올리기에 집중했습니다. 그 후 한중중한으로 연습하였고 시험2주전부터는 중한메모리의 비중을 더 많이 늘리면서 연습을 했습니다. 

     

     

    3.   스터디, 수업

    저는 스터디를 하지 않았고 수업도 1번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이미 제가 공부할 수 있는 모든 시간은 외대 스터디로 채워졌고 이대스터디를 할 시간이 아예 없었습니다. 그래서 밤 늦게 강사님이 카톡방에 올려주신 파일로 연습하고 선생님이 이대자료방에 올려주신 파일로 연습한 것이 제 유일한 공부시간이였습니다. 

     

     

    4.   시험후기

    합격포인트는 속도, 핵심, 내용의 95%말하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는 외대를 메인으로 준비했기 때문에 배경지식이 많이 생겨서 시험이 수월했다는 생각도 듭니다. 중한에서 ESG가 나왔고 외대준비를 했다면 수없이 접한 개념이기도 해서 자신있게 발표하고 나왔습니다. 

    제가 공부를 해보니 외대만 혹은 이대만 준비하기보다는 스파르타수업 커리큘럼에 맞춰서 공부를 하다가 후반부에 본인이 원하는 학교에 맞춰 좀 더 비중있게 공부를 하는게 결과적으로 더 이득인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외대랑 이대도 결국 공부의 결은 비슷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5.   

    그리고 이글을 읽고 있는분들께 꼭 전달해드리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저는 작년까지만 해도 오로지 공부에만 몰두할 수 있는 환경에서 공부를 했습니다. 그러나 올해는 일을 병행하며 공부를 하게 되었고, 그 결과 피부악화, 건강악화, 정신악화시간부족, 수면부족 등 정말로 병을 달고 살았습니다. 저에게는 올해 입시가 만병의 근원이 되었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이 힘들었습니다. 따라서 현재 오로지 공부에만 몰두할 수 있는 환경에 있다면 꼭 최선을 다해서 이번에 끝내시기를 바래요. 정말 유경험자로서 다른분들은 저와 같은 경험을 하지 않으시기를 바라며 글을 써봤습니다

     

     

    6.   입시를 마치며

     ‘매년 올해까지만이다더이상 재수란 없다라고 구호처럼 말하고 다녔는데 드디어 저도 끝나는 날이 오네요. 나름 코로나입시생이라고 생각하면서 기왕 입시하는거 코로나때 하니까 밖에 안나가고 괜찮네 하면서 긍정적으로 생각하곤 했습니다. 입시 덕분에 백신 맞을필요도 없었어요..ㅋㅋ 입시끝나면 하고 싶었던 리스트가 매년 조금씩 쌓이면서 벌써 100개가 넘었습니다..ㅋㅋ 내일부터 할 생각에 신나네요. 

    제가 입시를 시작하게 된 건 한국에서는 최고의 중국전문가로, 중국에서는 최고의 한국전문가로 되기 위해 시작했습니다. 살면서 가장 치열했던 3년을 보냈고 동시에 성장할 수 있는 자양분이 됐습니다. 입시는 제가 진짜 어른이 될 수 있게 해준 것 같습니다. 자랑스러운 아버지와 어머니께 효도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게 되어 이 또한 기쁩니다. 앞으로 대한민국을 넘어 글로벌 인재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끝으로 많은 도움 주셨던 민화쌤강사님들, 스터디원분들 모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