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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통대입시] 2023학년도 한국외대 통번역대학원 최종합격자 양OO 작성일 2022-11-22
    글쓴이 양OO 조회수 337

     

    1.     자기소개

    안녕하세요. 2023년도 한국외대 통번역대학원 한중과에 입학하게 된 양OO입니다. 결코 쉽지 않은 통번역 입시 준비 과정에서 여러분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써내려갑니다. 저도 아직 부족한 점 투성이지만 반 발짝 앞서 나간 사람이 나누는 이야기라고 생각해주세요.

    중학교 2년 정도를 중국에서 보냈었고 한국에 돌아와 고등학교, 대학교 모두 중문과였습니다. 전공은 계속 중문과이긴 했지만, 관심사가 워낙 다양해서 중국에만 초점을 맞추진 않았어요. 대학 졸업 이후에도 중국어 통번역과는 관련 없는 홍보, 프로젝트 관리 업무를 했었습니다. 그렇게 회사 생활을 열심히 하다가, 29살 겨울에 학교, 회사 이름 다 떼고 나 개인에게 어떠한 일이 맡겨졌을 때 잘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내가 소모되지 않고 계속 발전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오랜 친구 같아서 소중하게 생각하지 못했던 중국어가 눈에 들어왔고요. 당시 커리어 변화에 주변 반대가 참 많았지만, 민화쌤 주말반 수업을 듣고 생각이 굳어졌었고, 퇴사 후 스파르타반을 수강했습니다.

     

    2.     공부 방법

    편의상 분류를 해서 정리했지만, 결국 단어 -> 시역 -> 요약 -> 에세이 이렇게 유기적으로 연결이 되어 있다고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2-1.        중국어 발화 시간 확보(섀도잉, 한중 번역본 외우기, 푸슈)

    작년 2차에서 고배를 마셨고, 그 이유 중 하나가 자연스럽지 못한 중국어 발화라고 판단했기에 올해 이 부분에 더 집중했습니다. 수업 전 오전 시간을 모두 투자했죠. 우선 1시간 정도 섀도잉을 했고요. (섀도잉 자료: 主播说联播, 유튜브 杨澜 인터뷰 영상, 得到 앱 내 得到头条채널)

    그리고 한중 수업자료를 활용해서 한국어 본문을 보면서 중국어 번역본을 말할 수 있도록 1시간 정도 계속 말하면서 외웠어요. 이렇게 외운 내용을 스터디 파트너와 약 30분 동안 확인했습니다. 이렇게 하다 보니 한국어와 중국어의 구조 차이가 보였고, 한중 시역에도 많이 도움 되었습니다.

    이 외에도 중국어 텍스트를 한번 쭉 읽고 푸슈를 하고 빠진 부분을 체크하고, 빠진 부분까지 포함해서 다시 푸슈를 하는 과정을 여러 번 반복했어요. 30~1시간 정도 하고 나서 스터디 파트너와 서로 확인해주었습니다. 발화시간도 채울 수 있었고, 텍스트 전반의 흐름을 잡고, 메모리 용량을 늘리는 데에도 도움이 되었어요.

     

     

     

    2-2.        단어

    단어는 0.1초 만에 바로 튀어나와야 외웠다고 할 수 있는 거기 때문에 유의어를 그룹화해서 계속 반복해서 외웠습니다. 그리고 단어를 정리할 때는 중국어 표현만큼 한국어 표현에도 신경을 썼어요. 한국인은 보통 한->중 으로 단어를 외우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한국어 표현에 소홀해지더라고요. 한국어도 최대한 다양하고 예쁜 표현을 함께 정리하려고 노력했어요.

    글을 읽다가 내가 몰랐던 단어만 정리하기 쉬운데 내가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단어도 내 입에서 잘 나오지 않는다면 별도로 정리하는 게 좋아요. 예를 들어, 노력하다를 애쓰다, 힘쓰다 이런 쉬운 표현으로도 다양하게 잘 활용할 줄 알면 좋겠죠.

     

    <유의어 정리>

    단어를 많이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린 입시생이기 때문에 시험에서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에세이 서론, 본론, 결론에 쓰면 좋은 표현을 나눠서 정리했어요.

    엑셀파일에는 분류별(과학, 경제, 사회, 문화 등)로 시트를 나누고 그 안에서도 주제별로 단어를 정리해두었어요. 그걸 한 번 더 적어보면서 오래 기억할 수 있도록 노력했어요.

     

    <주제별 단어 정리_엑셀>


    <주제별 단어 정리_수기>

    2-3.        시역

    시역할 때는 최대한 문장구조를 빠르게 파악하고 멀리 보는 데 초점을 맞췄어요. 전반적인 문장구조와 문맥을 놓치지 않는 것을 기본으로 두고 디테일을 더하는 방향으로 했어요. 그래서 복습할 때 핵심 내용(분홍색), 문장 구조/문맥 변화(노란색), 단어정리 필요부분(연두색)을 다른 형광펜으로 표시해서 최대한 잘 소화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시역 형광펜 표시>

    제가 제일 많이 좌절하고 고민했던 부분은 상대방이 원문을 보지 않고 내 시역을 들었을 때도 쉽게 이해가 되는지였어요. 이게 사소한 부분 같지만 엄청난 차이가 있다는 걸 해보면 아실 거예요. 원문을 보면서 시역을 듣는 것과 원문을 보지 않고 시역을 듣는 것은 천지 차이랍니다. 그래서 스터디 할 때도 파트너에게 원문을 보지 말고 시역만 듣고 피드백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어요. 그리고 웬만하면 녹음해서 이동시간에나 청소할 때라도 제가 시역한 걸 들으려고 했어요. 귀찮기도 하고 고통스러웠지만, 퍼포먼스와 표현 부분에서 객관적으로 본인 시역을 판단할 수 있는 방법이니 꼭꼭 녹음해서 들어보시길 바랍니다.

    스터디를 알차게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매우 중요해요. 본인이 생각하는 약점을 말하고 이를 중점적으로 봐달라고 요청하거나, 서로 강점, 약점이 무엇인지 분석해보거나, 시기별로 중요한 부분(입시 초반: 디테일, 후반: 퍼포먼스 중심)을 중심으로 피드백을 한다든지 파트너와 스터디 방향을 자세하게 논의해보시기를 추천드려요. 여의찮다면 파트너마다 강점, 약점이 있는데 이를 혼자서 분석해보는 것도 큰 도움이 될 거예요. 분석해보면 그 스터디를 할 때 내가 파트너에게 무엇을 배워갈 수 있는지, 또 어떤 부분을 내가 도와줄 수 있는지, 어떤 부분을 반면교사 삼을 수 있는지 파악할 수 있고 스터디 질이 훨씬 올라간다고 느꼈어요.

     

     

    2-4.        요약(논리구조, 1문단 1핵심)

    요약은 본문의 전반적인 흐름 및 논리구조를 놓치지 않고, 이를 얼마나 자연스럽게 표현하는지가 핵심이라고 생각해요. 앞서 말한 시역에서 핵심내용과 문맥 변화를 중점적으로 보았던 것도 도움이 되었던 것 같아요. 핵심내용과 문맥 변화를 중심으로 테이킹을 했습니다. 요약을 적을 때는 테이킹에서 놓친 부분이 있더라도 제 요약본만 읽었을 때 논리구조에서 티가 나지 않게 접속사 등을 많이 활용했어요.

    그리고 최대한 핵심 논지 별로 문단을 나눠서 작성했어요. 그리고 문단 첫 문장에 그 문단의 핵심 내용을 적으려고 했어요. 진짜 잘 쓴 글은 각 문단의 첫 문장만 읽어도 전체 글의 흐름이 파악된다고 하잖아요. 최대한 이 부분을 반영하고자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분량배치도 한 문단의 3~4줄로 맞추고 4문단 정도 적거나, 또는 4~5줄로 3문단으로 적으려고 했어요. 제 글을 처음 봤을 때 이미지도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최대한 깔끔하게 문단을 나누려고 했습니다. 요약 스터디 피드백해보면 생각보다 분량 배치가 첫인상에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을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2-5.        에세이(참신한 서론, 논리구조, 1문단 1핵심, 분량)

    에세이는 9월 초까지는 주제별로 내용 정리에 주안점을 두었어요. 스터디 파트너와 함께 주제를 정하고 각자 한국어, 중국어 자료를 찾아와서 설명해주었어요. 다른 사람에게 가르쳐준 내용은 더 기억에 오래간다고 하잖아요! 스터디가 끝난 후에 아래 사진처럼 한국어, 중국어 개요 별로 정리해두었고요. 그리고 9월 중순부터는 아래 엑셀 파일을 쭉 다시 훑으면서 정말 시험에서 쓸 내용만 추려서 수기로도 정리했습니다. 시험 전까지는 수기로 정리한 내용을 푸슈처럼 계속 이야기해봤어요. 

     

    <에세이 정리_엑셀>

     

    <에세이 정리_수기>

     

    2-6.        Q&A, 면접

    Q&A 준비는 면접 특강과 스터디를 최대한 활용했어요. 긴장된 상태에서 해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면접특강은 꼭 들으려고 했고요. 스터디 파트너들이 놓치기 쉬운 부분에서 자세한 피드백도 들을 수 있으니 특강은 꼭 들으시길 바라요.

    면접스터디는 9월부터 중국인 2, 한국인 2명으로 구성해서 실제 면접처럼 했습니다. Q&A는 자유형식으로 스터디 파트너들이 어떤 형식으로 준비해올지 몰랐기 때문에 순발력 기르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Q&A를 준비하면서 최대한 풍성하게 이야기하기 위해서 어떤 주제가 주어지면 개인적 경험과 사회적 현상, 장기적인 측면과 단기적인 측면 등으로 다양한 측면으로 나누었어요. 이렇게 하다 보면 발화시간도 채워지고 조금 더 논리적으로 보이는 것 같아요. 물론 올해 Q&A에서는 적용이 되지 않았지만요.

    이 외에도 매일 중국인 친구와 주제를 정해서 키워드 스피치 스터디를 했습니다. 매일 하다 보니 최신 시사에서는 다뤄보지 않은 주제가 없었고, 제가 생각하지 못했던 포인트들도 알 수 있었고, 중국어 비문도 많이 줄일 수 있었어요.

     

     

    3.     시험 당일

    1, 2차 통틀어서 시험 당일에는 당황하지 않는 게 핵심이라고 생각해요. 1차 요약을 시작할 때 속으로 와우했지만 크게 개의치 않고 시험에 집중했어요. 한중 요약 때는 못 알아듣는 건 없었지만, 중국어로 표현하기 어려운 부분들이나 살짝 생략하기도 했고, 논리구조가 명확하지 않은 부분은 접속사 추가 등 최대한 나름의 논리를 보여주려고 했습니다. 중한 요약 때 처음에 中间价가 무엇인지 몰라서 그냥 병음으로 적어두었고, 중반부에 가서 파악이 돼서 적었어요.

     

    2차 시험은 제 순서가 마지막에서 3번째.. 1시 반부터 대기해서 7시에 면접장에 들어갔습니다. 저처럼 면접 순서가 늦은 분들은 중간에 눈도 좀 붙이고 간식도 잘 챙겨 드세요!

    중한시역부터 시작을 했는데, 중한 시역에서 강한 인상을 남겨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인지 평소보다도 많이 부족하게 끝이 났어요. 앞서 시역 파트에서 말한 것처럼 전체 문장구조와 흐름을 파악하는 게 핵심이라 여겼는데, 문장구조와 흐름을 많이 놓쳤다고 느꼈죠. 속이 타들어 갔지만 문장구조가 잘 안 보이는 상황에서 휴지까지 있으면 절대 안 된다는 생각이 드니까 단어라도 예쁘게 표현하려고 몸부림쳤어요..

    그렇게 멘탈이 바사삭 부서진 상태로 한중시역, Q&A에 들어갔고, 그래도 끝까지 용맹스러운 모습을 보여야해!!’라고 되뇌었어요. 한중시역은 그런대로 마쳤던 것 같고, Q&A는 회의 일정표를 주고 사회자의 역할이 되어 회의 일정을 설명하라는 내용이었는데요. 그나마 잘했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회의 방식이 한중일 순회 개최라는 내용을 보고 이는 한중일 협력강화와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되는 효과가 있다고 이야기하는 등 주어진 본문에서 나름 살을 붙이면서 순발력을 보여주려고 노력했어요.

     

    4.     멘탈 관리

    작년에는 아무것도 몰랐던 상태였어서 제가 잘하는지 못하는지도 모르고,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이 너무 급해서 멘탈이 흔들릴 여유조차 없었는데요. 올해는 그래도 공부를 좀 했다고 나름의 기준도 생기고 하니 스스로가 늘 부족하다고 느꼈던 것 같아요.

    힘들어할 때마다 스터디 파트너들이 충분히 잘하고 있다고 진심어린 응원도 해주고, 제가 하는 고민을 함께 깊이 고민해주면서 해결방법을 공유해주기도 했어요.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라 더 큰 도움이 되었죠. 어쩔 수 없이 경쟁구도에 있는 시스템이지만, 그래도 최소한 같이 공부하는 스터디 파트너들끼리는 같이 합격한다!는 마음으로 운명공동체 의식을 갖기를 추천드려요.

    유튜브 어디에선가 본 글인데, 이 공부를 하다가 정말 너무 힘이 들 때 울면서 소리 내어 읽었던 소중한 문구를 공유해요. 다른 분들께도 힘이 되어줄 수 있길 바랍니다.

    1. 나는 절대 학교만 잘 가기 위해, 시험만 잘 보기 위해 공부하지 않는다.

    2. 나는 최선을 다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3. 나는 공부 속 재미를 찾고 흠뻑 빠져서 한다.

    4. 내가 지금 공부하는 것이 어딘가에 쓸모가 있다는 점을 믿는다.

    5. 나는 절대 남들과 비교하지 않고 내 페이스를 유지하여 나만의 경주를 완성한다.

    6. 나는 나의 무한한 가능성을 믿고 무슨 일이든 잘할 수 있다.

    7. 나는 공부할 수 있는 것 자체에 감사한다.

     

    5.     마치며

    가장 먼저 통번역 입시의 시작부터 끝까지 함께 해 주신 민화쌤 정말 감사드려요. 2차 시험 보고 쌤 속을 까맣게 타들어 가게 해서 죄송하고ㅠㅠ 저보다도 먼저 결과 확인하고 기뻐해 주시는 선생님 모습을 보면서 말로는 표현 못할 감사함을 느꼈습니다. 쌤이랑은 긴 대화하지 않아도 올려 주시는 글이나 수업 자료를 보면서 얼마나 큰 힘을 얻었는지 몰라요. 앞으로도 포기하고 싶어지는 순간이면 선생님을 생각할 것 같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지금처럼 있어주세요!

    그리고 이 모든 희로애락을 함께 겪은 스터디 파트너분들 진심으로 고마워요. 설령 이번에 외대를 같이 입학하지 않더라도 언제든지 서로 편하게 연락하면서 계속 인연을 이어 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이 어려운 분야에서 앞으로도 함께 동고동락할 여러분을 온 마음을 다해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