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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통대입시] 2022학년도 한국외대 통번역대학원 최종합격자 조OO 작성일 2021-11-24
    글쓴이 조OO 조회수 882

     

     

    [자기소개]

    안녕하세요. 2022년도 한국외대 통번역대학원 한중과에 합격한 조OO입니다. 제가 합격 수기를 쓰는 날이 오다니 꿈만 같습니다. 서른 일곱의 나이, 일을 병행해야 했기 때문에 현실적인 문제, 시간적 한계를 극복하며 공부해야 했습니다. 저와 비슷한 상황인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힘과 도움이 될 수 있길 바라며 수기를 적어봅니다.

     

    전 중3 말부터 대학까지 약 8년간 중국에서 거주했습니다. 유학파이지만 한국어 환경에 많이 노출되어 있었기 때문에 원어민 수준으로 구사하는 유학파 친구들과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었습니다. 한국에 돌아와서 8년 동안 중국어를 전혀 쓰지 않았고, 중국어 강사로 활동하면서 중국어를 접할 기회는 있었지만 반복적인 컨텐츠를 다루다보니 개인 중국어 실력 향상과는 무관했던 것 같습니다.

     

     

    [통번역대학원 선택 이유]

    저는 그저 한국어, 중국어를 모두 잘 구사하고 싶어서 이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유학을 마치고 한국에 왔을 때 시사, 상식 등 딱딱한 주제는 어색해서 입이 떼어지지 않았습니다. 한국어는 한국인답게, 중국어는 원어민만큼 잘하고 싶은 마음이 13년 동안 사라지지 않아 용기내어 이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준비 기간]

    저는 작년 4월 말~10 6개월 반정도 준비했고 1차에서 떨어졌습니다. 다시 할 수 있을까 머뭇거리고 있었을 때 한민화 선생님이 용기를 주셔서 2~10 9개월 동안 다시 준비하고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공부 시간]

    일을 병행하는 분들은 시간 분배, 선택과 집중, 체력 및 멘탈 관리가 정말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저는 업무 시간이 유동적이라 꾸준한 타임테이블을 만들기는 어려웠습니다. 게다가 평일, 주말 모두 일을 했기 때문에 과하지 않게, 평일에 밀도 있게 공부하는 데에 집중했습니다. 그리고 이동시간과 체력을 아끼기 위해 온라인 수업을 선택했습니다. 2~5월에는 수업 후 2시간 시역, 2시간 복습과 단어정리를 했고 여러 텍스트보다 새로운 주제, 어려운 내용, 중요한 주제 위주로 선택적으로 꼼꼼히 복습했습니다. 일 스케줄이나, 체력적인 한계로 일주일에 1회 정도 수업 수강을 못하는 경우가 생기면 스터디라도 꼭 하려고 했고, 파트너에게 필기를 부탁해서 보충했습니다. 일 마치고 밤 컨디션에 따라 늦은 밤 또는 아침 수업 전 2시간 정도 단어 암기, 랑두, 개인 공부를 추가로 했습니다. 6~8월부터 1시간 반 정도 일을 줄여 격일로 요약 스터디, 신문 읽기, 에세이 글감 정리 시간을 추가했고 9월부터 일을 그만두고 본격적인 공부에 집중했습니다.

     

    쉬는 날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짜투리 시간을 활용해 환기시키는 것도 중요했습니다. 식사, 출퇴근 시간, 공부가 되지 않을 때, 잠들기 전 등 시간을 활용해 중국 드라마를 시청하거나, 灵鸡汤, 라디오를 들었습니다. 공부가 너무 하기 싫을 땐 시집, 에세이 등 좋아하는 작가의 책을 읽었습니다. 생각도 유연해지고, '이런 표현도 할 수 있구나' 언어의 매력에 빠져들다 보면 자연스럽게 한국어 표현이 늘어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언어의 온도'를 좋아했는데, 한민화 선생님도 수업시간에 언급하셔서 반가웠던 기억이 납니다 :)

     

     

    [공부 방향]
    다른 친구들처럼 꾸준히 골고루 공부할 수 없어서 저의 강점과 약점을 분석해 분기별로 강점은 유지할 정도로만 공부하고, 약점을 보완하는 데에 집중했습니다. 작년 1차에서 떨어졌던 이유를 분석해보니 한중 울렁증과 에세이 소재가 상대적으로 빈약했던 것이라고 판단되었습니다. 한중에 자신감이 떨어지다보니 아는 것도 소극적으로 표현하게 되고, 한중 표현을 고민하느라 요약, 에세이 작성시간이 촉박했던걸로 기억합니다. 그래서 올해는 한중 기본기 다지기, 요약과 에세이에 집중했고, 전달력, 딕션, 자연스러운 한국어 표현과 문맥 파악이 제 강점이라고 판단되어 이 부분을 유지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공부 방법]

    중한시역 + 단어

    제 유동적인 스케줄이 시역 스터디 파트너에게 영향을 줄 것 같아 6월부터는 시역 스터디를 중단했습니다. 대신 수업시간에 선생님 표현, 학우들 발표에 더 집중했고, 단어도 바로 엑셀로 정리하면서 외웠습니다. 그리고 혼자 시역을 녹음해서 셀프크리틱을 했습니다. 팅뚠, 0.1초 안에 안나오는 단어, 오역, 좀 더 예쁜 표현, 듣기에 자연스럽지 않은 부분 등을 체크하고 자연스러울 때까지 반복했습니다. 란피슈, 펀피슈는 1시간씩 외웠습니다. 8월부터는 예전 자료를 분야별로 분류해서 한국어 파트너와 주2~3회 시역 스터디를 했고, 10월엔 스터디 후 파트너가 바로 단어 정리를 해서 공유해주면, 구글밋을 켜놓고 같이 30분 동안 암기하고, 물어보는 방식으로 단어스터디를 했습니다. 저는 이 방법이 시간 효율, 집중도, 강제성 부여 측면에서 가장 효과가 좋았습니다. 몇 번 직접 정리해서 공유해보니 책임감 때문에 속도와 집중도가 높아져서 좋았습니다. 10월부터 주로 중한 방향으로 란피슈를 훑었고, 0.1초 안에 생각 안나는 단어들을 우선적으로 체크했습니다. 반복해서 시역이 잘 안되는 주제(팬덤, 우주발사체 등)는 한국어 자료를 찾아 랑두, 쉐도잉을 했습니다. 한국어 랑두, 쉐도잉은 생각 없이 따라 할 때가 많아서 단락별로 내 말로 바꾸어 푸슈해보고, 어색한 단어나 표현들은 자연스러울 때까지 반복 연습했습니다.

     

    시역은 문맥 파악과, "청자가 이해하기 쉽게,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데에 포인트를 두었습니다. 문맥을 파악하면 모르는 단어가 나와도 대략적인 뜻이 파악되기 때문에 당황하지 않고 이어가는 힘이 생깁니다. 그러나 1:1로 딱 떨어지는 대체 불가능한 단어와 정확한 시역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단어가 중요하니 미리미리 챙겨두시길 바랍니다. 저는 1차 시험 마치고 몇일 분량의 단어를 한번에 달달달 외우느라 진땀을 뺐습니다. 임기응변과 벼락치기가 안되는 기본기는 바로 단어입니다.



    한중 시역

    공자의 매리트 중 하나는 각자 다른 강점을 가진 여러 원어민 선생님의 수업을 들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모든 선생님이 양질의 자료와 꼼꼼한 번역문을 제공해주시기 때문에 이 자료만 봐도 1, 2차 모두 준비가 가능했습니다. 구조파악, 중국인처럼 생각할 수 있는 방법은 물론 깔끔하고 다양한 표현을 익힐 수 있었습니다. 많은 자료를 다 복습할 순 없었지만, 혼자 시역 녹음을 하고, 번역본과 비교해서 꼭 나와야 하는 단어, 구조, 표현 위주로 체크해서 정리했고, 남은 자료는 랑두로 대체하거나, 한국어로 녹음해 요약 자료로 활용했습니다.

     

    7월부터는 파트너와 매일 아침 1시간씩 한중 번역문을 통뻬이 했고, 통뻬이가 쌓이면서 중국어 표현이 더 간결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특히 랑두의 도움이 컸습니다. 한국어 구조를 파악하느라 집중력을 잃으면 성조를 틀릴 때가 있는데 중한자료+한중 번역문을 정확하고, 연결이 자연스러울 때까지 녹음을 하면서 성조와 발음, 표현이 나아졌습니다. 특히 끊어 읽는 부분을 생각하며 읽다보니 시역 때 구조 파악에도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처음엔 성조 체크, 구조 보느라 랑두 시간이 길었는데 후반부로 갈수록 시간이 단축되어서 부담없이 재미있게 공부하던 방법 중 하나였습니다. 한중 시역 스터디는 8월부터 원어민 파트너와 민트책으로 약2~3회 진행했고, 최대한 감을 잃지 않는 정도로 유지했습니다.

     

     

    요약
    요약은 꾸준한 연습과 속도가 중요합니다. 작년에도 요약, 에세이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기 때문에 꾸준한 연습으로 늘리는 방법밖에 없었습니다. 4월부터 주2~3, 9월부터 주5회로 단계적으로 늘렸습니다. 배경지식이 있으면 잘 들리기 때문에 주제를 다양하게 연습했고, 파트너와 약간 빠른 속도로 녹음해서 연습했습니다. 초반에 한중 요약이 25분 제한 시간에서 10~15분 초과할 때가 많았기 때문에 중한을 15분 안에 쓰는 연습을 했고 덕분에 중한 스피드가 올라왔습니다. 9월부터 한중은 20분 설정으로 연습했고, 10월 초에는 1시간 안에 완성하고 점검도 할 수 있었습니다. 한중은 표현을 고민하지 않아야 시간 안에 완성되는 것 같습니다. 어려운 단어보다 어법 오류 없이, 감독관이 읽기 편하게 간결한 문체로 흐름을 파악하여 쓰는 방향으로 연습했던 것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에세이

    3월부터 7월까지는 배경지식, 상식을 늘리기 위해 상식, 최근이슈 책으로 파트너와 한한 메모리, 한한 푸슈를 주2회 꾸준히 했습니다. 에세이 주제는 그때그때 파트너와 구글에 공유해서 함께 정리했습니다. 네이버 오피니언, 신문은 아침마다 꾸준히 읽었고, 에세이에 활용하고 싶은 부분은 수업 자료와 함께 주제별로 스크랩했습니다. 한민화 선생님, 원어민 선생님 자료는 에세이에 활용할 수 있게 엄선된 자료이기 때문에, 시역, 랑두, 요약 모든 공부가 에세이로 통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시역, 요약, 랑두 자체에만 집중하지 않고, 화자의 논지, 전개 방법, 에세이에 취할 예시를 생각해보는 훈련이 에세이에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그리고 추가적인 부분은 온오프라인 서적을 활용했습니다. 저는 주로 밀리의 서재에서 '유레카 편집부 시사읽기 시리즈', '에듀윌 시사상식', '차이나는 클라스' 등을 중심으로 다양한 주제의 서적을 두루 선택적으로 참고했고, 개념 이해, 정리가 필요한 경우 초중고생을 위한 개념 정리 도서들이 도움됐습니다.

     

    에세이는 논리와 읽기 편하게 쓰는 것에 집중했습니다. 스터디는 시험 1달 전 일주일에 1,2번 정도 했고, 평소 한국어로 개요만 정리해서 통대에 다니고 있는 친구, 가족, 지인과 토론하면서 노트에 서두와 논지를 정리했습니다. 내 말로 직접 뱉어보면 구조가 정리되고, 듣는 사람 입장에서 내 주장이 논리가 있는가를 파악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토론을 마친 주제는 한국어로 에세이를 작성했고, 이미 한번 토론했던 주제라 한국어 표현, 문장력 등을 위주로 빨리 완성할 수 있는가를 보았습니다. 1차 시험 직전에는 근처에 사는 스터디 파트너와 카페 오픈부터 영업 종료시간까지 빠진 주제 보충 하면서 토론하고, 개요를 공유해서 정리했습니다. 이때는 머릿속에 개요가 빨리 그려지는지 체크했고, 부족한 논리, 내용, 어휘를 서로 보완할 수 있었습니다. 시험 전날까지 내용을 정리했고, 프린트해서 당일날 시험 직전까지 계속 읽고, 错别 연습을 했습니다.


     

     

    면접

    면접특강은 8월부터 3개월 수강했고, 면접스터디는 9월부터 주 1, QnA 스터디 주2회를 병행했습니다. 2차 시험 직전에는 한국인 파트너와 1:1로 거의 매일 면접 스터디를 진행했습니다. 면접 특강에서 긴장감에 익숙해지는 연습을 할 수 있었고, 제가 소홀했거나 성장한 부분을 선생님이 정확히 짚어주셔서 현주소 파악과, 다음 공부 방향 설정이 가능했습니다. 특히 QnA를 다양한 방법으로 연습시켜주셔서 실제 면접 QnA에서 떨지않고 유연하게 답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면접 스터디에서 시역은 예쁜 표현보다 정확성, 적정 속도, 팅뚠이나 빽트레킹 없이, 자신감있게 끌고나가는 것에 포인트를 두었습니다. QnA는 어떤 주제가 나와도, 틀려도 자신있고 뻔뻔하게 내 의견을 전달하는 연습을 했습니다. 그리고 QnA의 장황한 표현을 다듬기 위해 중국어 표현과 구조를 잘 잡는 파트너와 QnA만 따로 스터디 했습니다. 파트너의 논리 구조, 표현, 모범 답안은 녹음해두었다가 파일로 정리해서 틈나는 대로 읽었습니다.

     

     


    [멘탈]

    이번 시험은 1차 울렁증 극복이 많이 힘들었습니다. 한민화 선생님이 "시험 1,2달 전이 실력이 부쩍 느는 시기다. 마지막까지 멘탈 관리 잘 해라. 1,2주만 꾸준히 해도 변화가 바로 눈에 보인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라고 하셨던 말씀을 기억하면서 힘들때마다 멘탈 잡고, 끝까지 씨앗을 뿌린다는 생각으로 공부했습니다. 매일 10시간 이상 꾸준히 공부하는 분들과 비교하면 제 성장과 변화는 크게 눈에 띄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이때 멘탈 잡는게 중요했습니다. 주변 통쉐들과 비교하기보다, 어제의 나와 비교하고, 스스로에게 떳떳하자는 마음으로 공부했습니다. 2차 시험 당일 아침까지도 선생님이 계속 용기를 주셨고, "别怀疑自己"라고 하신 말씀 기억하며 파워 당당하게 시험을 치를 수 있었습니다.

     

    [스터디]

    그리고 스터디 파트너 역할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 제 스케줄을 배려해 준 스터디 파트너들 덕분에 포기하지 않고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혼자 공부하는 것에 익숙했는데 기꺼이 자료를 공유하고, 나눠주고, 알려주는 파트너를 보며 배운 점도 많았고, 지식과 힘이 배가 되는 경험도 할 수 있었습니다. 스터디를 두루두루 해보는 것도 좋지만, 저의 경우 마음이 잘 맞고, 장단점을 잘 보완해줄 수 있는 파트너 몇 명만으로도 충분했습니다. 서로에 대해 잘 알기 때문에 더 솔직하고 성의있는 크리틱을 해줄 수 있었고, 서로 장단점을 보완해 합격시켜주자는 마음으로 공부했기 때문에 경쟁이 아니라 함께 성장하고, 달려올 수 있었습니다. 일종의 전우애라고 할까요? :)

     

    [맺는 말]

    무엇보다 작년부터 올해까지 늘 격려를 아끼지 않으셨던 민화쌤 감사합니다. 선생님을 만나지 못했다면 오늘 이 수기는 없었을 것 같습니다. 쌤의 자료, 전략, 에너지, 학생과 수업에 대한 열정 모든 것이 제겐 완벽했습니다. 그리고 민형쌤, 모쌤, 소봉쌤, 역선쌤, 정남쌤 우리 어벤져스 선생님들 감사합니다. 선생님들의 자료와 수업에서 애정, 열정, 세심함, 책임감을 느끼며 매번 감동하며 수업했습니다.

     

    그리고 처음부터 끝까지 수많은 스터디를 함께 했던 의리의 파트너 서희, 깔끔한 크리틱과 정리의 신 정우, 예쁘고 깔끔한 한중 시역을 도와줬던 림수, 완메이, 유연이, 효미, QnA에 날개를 달아준 승연님, 면접 스터디 멤버들, 포기하지 말라며 2차 끝나는 순간까지 늘 함께한 진솔이, 새벽까지 함께 에세이를 썼던 설매, 작년부터 함께 울고 웃었던 메이트 지윤이, 잠깐씩이라도 스터디를 했던 모든 분들과, 수업시간에 만난 통쉐들 모두 감사합니다. 그리고 자기 일처럼 합격을 위해 모든 것을 쏟아부어준 주연이, 오빠, 공부할 수 있도록 아낌없는 지원과 응원을 보내준 가족들 모두에게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제 경험이 다른 수험생분들에게도 용기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