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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경찰외사] 2021년 경찰외사 합격자 정OO 작성일 2021-07-13
    글쓴이 정OO 조회수 970

     

    안녕하세요 2021년 안보수사외국어 경력채용 경기북부 합격자입니다. 2019년 두 차례의 시험을 준비하면서 한민화 선생님 강의를 들었고 2020년에는 한해 쉼표를 찍은 뒤 올해 다시 도전했습니다. 경쟁률 극강인 서울청만 도전하다 이번에 경기북부를 도전했는데, 상대적으로 낮은 경쟁률이라는 행운도 합격의 일부분으로 작용했던 것 같습니다. 합격하고 나니 경쟁률부터 조상님까지 그저 감사하는 마음뿐입니다.

     

    시험에 도전하는 모든 분들이 간절함에 있어서는 매한가지일 테지만 저는 30대 중반이고 기혼여성이라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음을 비우고 1차 필기를 쳤는데, 다행히도 합격했고 그 이후 '더 이상은 못한다' 할 정도로 매 단계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참고사항 및 주요 경력 사항은 아래와 같습니다

     

    ▶수험기간:

     

    2018년 준비 없이 친 시험에 운 좋게 최종까지 갔으나 최종 불합격

     

    2018 10월부터 본격 준비(2018 10~2019 8): 10개월

     

    2019 1,2차 필기 탈락

     

    ▶중국 체류기간: 5 (중국 대학 본과 졸업)

     

    ▶가산점: 5

     

    ▶체력: 37

     

    ▶주요 경력사항

     

    -공공기관 소속 중국어, 한국어 아나운서

     

    -대기업 비서실 납품 중국어 비즈니스 리포트 작성 연구원

     

    -중국 자서전 번역 및 소설 번역 다수

     

     

     

    1차 번역

     

    한민화 쌤 강의를 들으면서 놀랐던 게 모든 학생들의 모의고사를 일일이 첨삭하신다는 점입니다. 애정과 열정이 없이는 단연코 쉽지 않은 일입니다. '내가 아는 나'가 아닌 '객관적이 나'를 평가 받으려면 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셔야 합니다.

     

    1.중한번역

     

    과거 5년간 중국 공산당의 주요 정치인들과 기업가들의 동향을 분석하는 연구원으로 재직한 경험이 있습니다. 수 백장의 중국어 자료를 읽고 열 장 내외의 보고서를 작성하는 업무라 엄청난 양의 중한 번역 및 요약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때 익혔던 중국어를 계속해서 반복해서 사용하다 보니 중한이 한중보다 수월했던 것 같습니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보고서 하나를 쓸 때마다 수 백장의 중국어 자료를 보았다는 것입니다. 학원 공부 역시 별반 다를 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외워지든 안 외워지든 계속해서 인풋해야 같은 단어가 반복되고 반복되면서 자연스럽게 머릿속에 남습니다.

     

    저는 중한 번역을 하면서 일 할 때 엑셀 랜덤함수 단어장을 사용했습니다. 먼저, 엑셀 시트에 1000개 단어 정도를 정리합니다 그리고 단어와 뜻을 보면서 계속 외우는데, 몇 번 반복하게 되면 나도 모르게 순서까지 외우게 됩니다(단어장을 매일 외우시는 분들은 무슨 말인지 이해하실 겁니다). 그때 랜덤함수를 한번 클릭하면 단어가 무작위로 섞입니다. 그럼 또 맨 앞부터 계속해서 반복해서 외웁니다. 랜덤함수 적용방법은 초록창에 잘 나와있으니 참고하시면 됩니다. 1000개 단어를 랜덤함수로 50번 정도만 보면 단어만 봐도 자동적으로 뜻이 생각납니다. 경찰 번역 시험은 50분에 불과합니다. 어떤 단어를 보고 '이게 뭐지 뭐더라'라고 생각하는 사이에 이미 시간은 다 흘러갑니다. 쌤이 제공해 주신 빨간책, 파란책(저 때는 이것밖에 없었는데) 요즘은 더 많아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을 달달 외우는 건 기본중의 기본이겠죠

     

    2.한중번역

     

    저는 한중번역이 두 차례 필기 탈락의 원흉이었습니다. 사실 두 차례나 필기를 탈락한 제가 이런 수기를 써도 되나 하는 부끄러움도 있었지만 한중, 특히 중국어 쓰기가 실력의 발목을 잡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었습니다. 저는 일하면서 오랜 시간 중한 번역만 했고 워낙 성격도 덜렁거려서 错别字도 많은 편이었습니다. 제가 두 차례의 필기 탈락을 겪고 느낀 것은, 외사 시험을 통번역 대학원 수준으로까지 공부할 필요는 없다는 점입니다(10년전에 통대공부를 했던 경험에 비추어 봤을 때 드리는 조언이지만 지극히 개인적인 관점입니다). 공부의 양과 노력의 정도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방향성입니다. 많은 수험생들이 OECD, 인플레이션 같은 어려운 단어는 바로 답하면서 해바라기, 개나리, 코알라 등과 같은 어찌 보면 당연히 알아야 하는 기본적인 단어에 버벅거린다는 걸 느꼈습니다. 저 역시도 한중 번역을 할 때 기본적인 단어가 잘 생각나지 않아서 고전한 게 패인이었습니다.

     

    이번 시험을 앞두고 따로 공부를 하지는 않았지만,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생각이 들어서 3일간 기본 단어 쓰기에 집중했습니다. 네이버 중한 사전을 열면 오른쪽에 HSK 등급별 단어 찾기라는 게 있습니다. 거기 보면 급수 별로 단어가 나눠져 있는데, 6급이 2455, 5급이 1237개입니다. '내가 무슨 6, 5급 단어야. 다 아는 건데?'라고 자만하지 마시고 중국어를 가리고 한국어 뜻만 보고 써보시기 바랍니다. 생각보다 기본적인 단어에서 실수가 나오는 경우가 많을 것입니다. 그렇게 단어들을 전부 두 번 정도 써보고 정리하고 시험을 봤고 실제로 이번 한중 번역에서 유령 정체라던가, 교통 해일이라던가, 빈틈을 파고든다던가 하는 기초단어들을 실수 없이 쓸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HSK 6, 5급 수준의 단어와 문장구조만 알면 무조건 다 쓸 수 있는 시험이었습니다. 물론 기초 단어에 실수가 없는 분들은 필사에만 집중하시면 충분히 필기 관문을 넘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중 역시도 시간이 부족합니다. 문장구조와 단어를 가만히 생각하고 있을 시간이 없으니 무조건 반복하고 외우는 것이 왕도인 것 같습니다.

     

    2차 회화

     

    3년 전에 회화 시험을 봤을 때는 면접관 질문이 장단점이 뭔가? 좌우명이 뭔가? 하는 정말로 간단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런데 점점 회화가 어려워 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고 아니나 다를까 이번에는 질문의 수준이 굉장히 높았습니다. 저는 자기소개, 자신의 어떤 역량이 안보수사와 맞는지, 연구원에서 일할 때 너가 말한 자료 수집경로(꼬리물기)가 무엇인지, 안보수사 경찰로서 필요한 자질은 무엇인지, 왜 경찰에 안보수사 요원이 필요한지, 특히 왜 중국어 요원이 필요한지, 최근 안보관련 국내외 이슈 하나씩, 미국과 중국, 북한 사이에서 한국의 역할은 무엇인지 등을 물었습니다. 중국 관련 보고서를 쓰는 일을 했고 무조건 안보수사만을 바라보고 셤을 준비했었기 때문에 답을 하는 건 어렵지 않았지만, 답하면서도 '이 정도로 수준이 높았었나?'하는 생각이 들었던 건 사실입니다. 저만의 팁을 드리자면 제한 시간은 정해져 있기 때문에 질문이 계속 이어지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 최대한 한 질문에 길게 답하려고 노력했습니다(이때, 지루하게 답을 늘리지 말고 경험을 넣어서 흥미롭게 구성할 필요가 있습니다). 제가 세 차례 시험을 보고 느낀 점은, 회화 시험은 내용의 충실함을 보려고 하는 것 보다 성조의 정확함과 중국어의 자연스러움을 테스트 하는 것이기 때문에 평소 미리미리 낭독을 해둬야 한다는 것입니다. 많은 분들이 회화를 앞두고 전화중국어를 하셨던 것 같은데 그것도 굉장히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맺음말

     

    그토록 꿈꾸던 안보수사 요원이 되어서 진심으로 기쁩니다. 저는 인생은 속도보다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주위 친구들이 먼저 합격해서 나만 늦어지고 있다고 느끼고, 다른 친구들은 회사 생활하고 아이 낳고 멋지게 사는 것 같은데 이러고 있다고 자책하며, 반복된 실패에 자존감이 낮아지는 분들이 분명 있을 것으로 압니다. 저 역시도 겪어본 감정들이지만 조금 힘들더라도 실패하더라도 좀 늦게 돌아 가더라도 스스로 이 방향이 맞다는 확신이 있으면 이겨낼 수 있습니다. 꿈을 이루기 위해 나아가는 모든 분들의 건승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