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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통대입시] 2021학년도 이화여대 통번역대학원 최종합격자 백OOO 작성일 2020-12-02
    글쓴이 백OOO 조회수 1003

     안녕하세요. 2021학년도 이화여대 통번역대학원 한중과에 합격한 백OOO입니다. 국내파, 서른아홉 늦깍이 입시생으로 다른 분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라며 합격 후기를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총 수험 기간은 올해 5월부터 10월까지 6개월이고, 중국 체류 기간은 2년 반인 국내파입니다. 대학 시절 교환학생 1, 대학 때 인턴 6개월, 취업 후 1년 중국 파견 근무를 했었습니다. 그러나 이게 모두 20대 때의 일이라..전체적으로 중국어에 빈틈이 아주 많은 상태로 공자에 오게 되었습니다. 초반 수업자료를 보면 互联网에도 제가 성조 표시를 해놓았더군요..그럼 대충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되시겠지요. 저는 추석 즈음에 이대 시험을 보기로 결정을 했습니다. 그래서 그전까지는 외대 준비하는 통쉐들과 같은 방향으로 공부를 했었고 마지막 한달만 약간 다릅니다.

    하루 총 공부 시간은 대략 13시간 정도였던 것 같습니다. 한쌤께서는 10시간을 채우라고 강조하시는데요. 통대 준비반 커리큘럼이 대략 10-12개월 기준으로 짜인 것에 비해 저는 늦게 왔기 때문에 소화해야 할 분량이 많았습니다. 5월 한달은 기존에 하던 일과 병행을 했기 때문에 10시간을 못 채웠던 날도 있지만 6월부터는 같은 페이스를 유지했습니다. 토요일 하루는 중국어 유튜브를 보거나 한국어 시사 주간지(에세이에 대비해 구독했던)를 읽으며 쉬었고 일요일에도 스터디를 했습니다.

    아침 615분쯤 학원에 와서 집에서 가져온 옥수수 같은 아침을 먹으면서 7시까지 유투브를 보거나 쉐도잉을 하고 7시부터 공부(초반에는 시역 스터디+단어 7월부터는 요약이나 에세이 필사 혹은 단어), 9시반부터 12시반까지 수업, 점심 먹고 시역 스터디, 단어 정리 저녁 먹고 단어 정리 더하고 쉐도잉이런 스케줄이었고, 후반부로 갈수록 단어 정리 시간이 줄어들면서 요약 스터디, 통뻬이, 필사, 단어 외우기 등을 했습니다.

    단어

    학원에 와서 중한 시역을 하면서 중국어 단어를 몰라 막히는 경우가 많았고, 한중은 아예 입을 열기조차 어려웠습니다. 수업 자료를 펴놓고 단어 정리하는 데만 서너 시간씩 걸리곤 했는데, 이는 국내파라면 어쩔 수 없는 부분인 것 같습니다. 다행히도 후반부로 갈수록 단어 정리에 소요되는 시간이 줄어들긴 합니다. 처음에는 무작정 단어정리를 하다가 공책 두 권을 채우고 나서는 왼쪽 페이지는 단어, 오른쪽 페이지에는 다페이를 따로 정리했습니다. 많이 들여다보진 못했지만 가끔 시간이 날 때 다페이만 훑고 넘어가기도 했습니다.

    초반에는 란피슈를 펴면 다 모르는 단어였기 때문에 엄두를 못했고 아마 7월부터 란피슈 외우기를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이후 펀피슈를 받았고 둘다 1회독밖에 못했네요. 단어장을 외운다고 거기에 나온 단어를 바로 써먹기는 사실 어렵습니다. 그러나 저는 단어장으로 공부하면서 단어를 찾을 때도 글자 하나하나 뜻까지 다 찾아서 적어놓았습니다. 그렇게 하면 시역을 하면서 읽는 시간이 줄어들고, 모르는 단어가 나와도 글자 뜻을 대충은 알기 때문에 시역하면서 막히는 부분이 점점 줄어들었습니다.

    또 단어장을 외우면서 수업시간에 배웠던 비슷한 단어가 떠오르면 그때그때 기억을 하거나 검색해서 다시 옆에 적어놓았습니다. 그리고 错别字를 줄이기 위해 다 공책에 써가며 외웠습니다. 또 안 외워지는 단어들, 비슷한 뜻의 단어들은 포스트잇에 적어서 여기저기 붙여 놓고 외웠습니다. 빈 교실 칠판에 안 외워지는 단어를 가득 적어놓고 외운 순서 대로 지워가기도 했고..결론적으로 별짓(?)을 다했습니다.

    쉐도잉+랑두

    쉐도잉은 무엇보다 발음 교정에 도움이 됩니다. 먼저 쉐도잉 할 부분을 공책에 적고 두 번 정도 들으며 색연필로 강세 표시를 했습니다. 그리고 네다섯 번 한 문장씩 끊어서 따라하고 그 이후부터는 귀에만 의지해서 세네 번 정도 쉐도잉을 했습니다. 바를 정자를 그려가며 열 번을 채웠는데 이렇게 하면 1시간 반에서 두 시간 정도가 듭니다. 힘들긴 하지만 김치 발음을 고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단계라고 생각합니다. 두 달 반 정도 하고 나서는 시간이 너무 많이 들어서(요약과 에세이도 해야 했기에) 그냥 듣기로 바꾸었고 유튜브나 팟캐스트 한 에피소드를 기본 10번씩 들었습니다. 이동할 때는 늘 들었고, 샤워할 때도 청소 같은 집안일을 할 때도 블루투스 스피커로 연결해서 계속 들었습니다.

    유튜브나 팟캐스트는 기본적으로 회화체라서 문장 구조가 단순하지만 시역을 하다보면 복잡한 문장을 만들어야 할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쉐도잉을 중지한 이후부터는 랑두를 했습니다. 한 지문을 세 번 정도 낭독하면 어느 정도는 (기존에 이미 쉐도잉을 했기 때문에) 성조가 자가 교정이 됩니다. 친구들 4명과 단톡방을 만들어서 돌아가며 일주일에 하나씩 에세이 자료와 요약 자료를 준비해서 올렸는데 이때 랑두를 해서 녹음을 해야 했기 때문에힘들긴 했지만 이걸 하면서도 발음 교정이 많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시역

    단어를 어느 정도 외운 후부터는 수업 시간이나 스터디를 할 때 한국어 단어를 다듬는 연습을 했습니다. 다른 학생들이 발표를 하거나 선생님이 설명을 해주실 때에도 더 간결하고 더 들어맞는 단어가 없을까 늘 궁리했습니다. 예를 들면 辐射방사능 유출에서 끝나지 않고 피폭처럼 더욱 정확한 단어를 찾으려고 고민을 했고, 또 중한 한중으로 바뀌면서 품사가 바뀌는 경우들에 유의했습니다. 动辄는 그대로 부사로 옮기면 툭하면, 걸핏하면이지만 ‘—하기 일쑤다로 옮겼을 때 더 자연스러운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더 자연스러운 한국어로 옮기려는 노력을 했던 것 같네요. 중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저는 예쁜 표현보다는 구조를 먼저 파악한 후 정확하고 자연스러운 표현을 하려고 애를 썼습니다.

    한중의 경우는 원어민 선생님들 수업을 들으면서 중국어식 사고방식에 익숙해지는 훈련이 많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어순을 이렇게 바꾸면 중국어로 자연스럽다거나 등등 설명해주시는 부분을 유념하고 실제 시역을 할 때 어떤 식으로든 써먹어보려고 했습니다.

    스터디는 매일 수업자료 복습 시역 스터디를 했고, 7월쯤부터 원어민 친구와 일요일 9시부터 5시까지 하루종일 스터디룸을 빌려 일주일치 자료를 복습했습니다. 오후3시 정도 되면 산소도 부족하고 둘다 정신이 나가서 실실 웃으면서도 시역을 계속했던 기억이 나네요. 비대면 수업을 하면서부터는 아침 통학시간을 이용해 땅창에서 바로 하는 시역 스터디도 원어민 친구와 같이 했습니다.

    요약과 메모리

    외대 시험 형식인 요약과 메모리는 유사한 부분이 많습니다. 분량상 다르긴 하지만(메모리가 더 짧습니다.) 일단 귀로 최대한 많은 부분을 듣고 그 내용을 논리적으로 쓰거나 말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6월 하순부터 이대 시험을 보기로 결정하기 전까지 원어민 친구와 일주일에 두번씩 요약 스터디를 하고 피가이를 해주었습니다. 이걸 하면서 중국어 쓰기가 많이 늘었습니다. 말하기를 할 때에도 각 품사의 위치에 유의하면서 말할 수 있었고, 연결사도 조금씩 자연스럽게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 전까지는 연결사를 거의 못 썼거든요..

     

    메모리는 6-83개월 동안 일주일 한번 2시간짜리 구민형쌤 메모리 수업을 들었습니다. 사실 제가 이대 시험을 보긴 했지만 메모리를 본격적으로 한 것은 이때뿐입니다. 수업시간에 제가 유일하게 지키고자 했던 점은 절대 자료를 눈으로 보지 않는다이거였습니다. 시험 자체가 듣기이기 때문에 선생님이 읽어주실 때 한 번, 친구들이 발표할 때 한두 번, 마지막에 선생님이 설명해주실 때 한 번, 이것을 모두 귀로만 의지해서 들었습니다. 그리고 다른 친구들이 발표할 때도 내가 기억하는 부분과 계속 비교하면서 들었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이대 시험 유형에 완벽하게 익숙해질 수 있었습니다. 국내파이다보니 한중 메모리에서 말하기가 문제였지만..이것은 시역이나 요약 등으로 중국어 문장 만드는 연습을 하다보면 조금씩 나아지는 듯합니다.

    메모리 수업이나 스터디에는 두 가지 방식이 있는데, 하나는 매번 새로운 자료로 메모리를 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긴 지문을 두 문단 정도씩 잘라가며 끝까지 읽어주는 것입니다. 제 생각에는 첫 번째 방식이 더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두 번째 방식은 두 번째 읽는 순간부터 이미 본문 내용에 대한 지식이 어느 정도 생기기 때문에, 완전히 새로운 내용을 대할 때의 그 정신무장(?)을 하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같은 선상에서 이미 수업을 했던 자료로 메모리를 하는 것도 저는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메모리 스터디는 10월 들어와서 일주일에 두 번 정도 한 것이 전부입니다.

     

    랑두+필사+통뻬이

    요악 스터디를 하면서 제가 구사하는 문장 형식이 너무 볼품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8월부터는 수업자료를 복습할 때 랑두를 두 세번 하고 한두 문단 정도를 골라서 필사를 했습니다. 이때 짧으면 한 문장, 긴 문장은 두세 부분으로 나누어 외우고 외운 것을 필사를 했습니다. 그리고 9월부터는 6-8월에 했던 메모리 수업 자료를 매일 하나씩 10회 랑두+통뻬이를 했습니다. 이렇게 하면서 조금씩 중국어 문장의 틀을 잡아나갔습니다.

     

    10월 이후 공부

    이때는 정말 제맘대로 공부를 했기 때문에..크게 참고하실 부분은 없을 것 같습니다. 제가 이대로 정한 이유는 번역학과로 조금 더 마음이 기울었기 때문인데, 추석 기간 동안 2018-2020년도 이대 번역 기출 문제를 풀어보았습니다. 시간은 넉넉했고 크게 어렵진 않았지만 중한을 읽어보니 너무나도 군더더기가 많더군요. 수업 시간에 시역을 하면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이 停顿을 하면 안 된다..이 말인데, 停顿을 안 하려다보니 간단한 말도 다음 문장을 읽을 시간을 벌기 위해..늘여서 말하는 경향이 저에게 있더군요. 그래서 10월에는 원래 하던 복습 시역 스터디를 중지하고, 필사와 듣기 그리고 드라마 보기만 했습니다. 번역을 따로 연습하기보다는 조금이라도 더 중국어스러운 중국어를 하자.. 중한 번역은 시험장에 가서 정신을 바짝 차리고 하면 된다..는 근거 없는 생각으로 이렇게 했네요. ㅎㅎ 그리고 그날 배운 모든 중국어 지문을 필사를 했고..(너무 힘든 날은 적어도 두 개-한중은 눈으로 보면서 중국어로 쓰기) 그렇게 저는 저의 오른 어깨를 잃게(?) 됩니다

    (드라마를 보았던 이유는 추석 때 쉬면서 중드를 보았는데 수업 시간에 배웠던 단어들을 실질적으로 중국인들이 저렇게 쓰는 구나..를 알게 되면서 단어 복습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사전 앱을 켜놓고 핸드폰 메모장에 단어 정리를 해가면서 보았는데..저는 에세이에 대한 부담이 없었기 때문에 이렇게 할 수 있었지만 다른 통쉐들에게 권하기는 어려울 것 같네요..)

     

    시험

    1지망 통역, 2지망 번역으로 지원을 해서 오전에 번역 시험, 오후에 통역 시험을 보았습니다. 한중 번역은 부와 가난은 물질적인 차이에서 오는 것이 아니다이런 평이한 지문이었고, 중한 번역은 한 사람의 안목이란 ---하다로 시작해서 중국 음식 중에서 광둥 요리가 가장 맛있다..로 끝나는 특이한 지문이었습니다. 한중, 중한 순으로 마치고 한중 한 번, 중한 두 번, 검토하고 나니 100분이라는 시간이 그렇게 흘러갔습니다.

    첫날 한중 통역 시험은 전자 결제의 장점 단점이었고, 둘쨋날 중한은 1854년 런던 콜레라 유행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아마 공자 통쉐들은 한쌤에게 다 들으셨겠지만..시험장으로 걸어가면서 같이 시험보는 은화랑 콜레라가 霍乱이다..전염병은 疫情도 있지만 瘟疫도 있지..이런 대화를 나누었는데 그게 시험에 나와서ㅋㅋㅋ 너무 놀랐지만 차분하게 잘 답하고 나왔습니다.

     

    마무리

    면접 특강과 면접 스터디도 했고 에세이도 많이 쓰긴 헀지만 제가 외대 시험을 보지 않았기 때문에 따로 언급할 필요는 없을 듯합니다. 저는 국내파인데다가 학원에 늦게 왔기 때문에..그리고 나이도 많아서 재수란 없다 그렇다면 다른 퉁쉐들보다 공부 시간이 많아야 그나마 뒤에서라도 따라갈 수 있을 거다..라는 생각으로 하루하루 공부를 했습니다. 그리고 중국어의 모든 부분을 채워야 했기 때문에 따로 전략 같은 것은 세울 여유가 없었습니다. 그때그때 공부하면서 이게 부족하면 저거 하는 시간을 줄여서 이걸 더한다..이런 중구난방적인 방식일 수밖에 없었네요. 그런데도 합격이라는 결과를 얻게 되어서 기쁜 한편 얼떨떨하기도 합니다^^ 사실 작년 합격 후기를 보니 처음 준비해서 바로 합격한 국내파 통쉐는 한 명뿐이더라고요.. 그래서 준비기간도 짧은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 중국어를 어느 정도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까 걱정이 좀 많았습니다. 한쌤이 너 정도면 한중 중상이야~’이런 말씀을 해주셨는데 저는 정말 저의 중국어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모르겠습니다 아직도 ㅎㅎ (그치만 이제는 결과가 나와서 후련하네요^^) 6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많은 가르침을 주신 한쌤, 여러가지 유려한 중국어 표현을 알려주신 문자쌤, 중국어식 논리구조를 저희에게 세뇌시켜주신 역선쌤, 바짝 이대 메모리 준비를 철저하게 시켜주신 민형쌤 감사합니다. 같은 날 등록해서 같이 합격의 기쁨을 나누게 된 짝 빛나, 서로 다독여주며 함께한 두영이, 일요일마다 부대찌개 아니면 마라샹궈를 함께 먹으며 공부했던 명월이, 스터디뿐만 아니라 시험장에도 같이 들어갔던 은화, 요약 스터디 파트너 멘탈 갑 정희, 잠깐이지만 면접 스터디 같이 했던 철경이, 내가 늘 뒤통수를 주시할 수밖에 없었던 앞자리 소정이와 정남이, 같이 요약과 에세이 주제 던지기(?) 멤버였던 금주, 축하 카톡 보내준 현빈이 그밖에도 오고가며 인사 나누었던 통쉐들 모두 감사합니다. 와이프 공부한다고 퇴근 후 늘 혼자 놀아야 했던 남편과 아낌없는 응원 보내준 가족들에게도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